지속가능한 성장의 기초: 승부욕과 자기절제의 균형 - Faker 이상혁

Published

November 27, 2024

https://youtu.be/5i4_85roTdk

제가 프로게이머를 처음 시작한 게 저는 뭔가 이렇게 프로게이머로서 성공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시작한 게 아니고, 저는 그냥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프로게이머라는 그런 경험 자체가 일반 사람들이 좀 해볼 수 없는 경험이지 않을까 싶고, 물론 잘 되면 좋겠지만, 저는 그냥 그 경험 자체가 저에게 있어서 너무나 소중할 것 같았고, 그냥 꼭 한번 해보고, 만약에 그냥 1년에 하다가 잘 안 되면, 뭐 그냥 다른 일 해보지 뭐라는 그런 도전 정신을 가지고 제 프로 게임을 했고요.

저는 지금 프로 게임을 한 지 12년 차인데, 제가 사실 이렇게까지 오래 할 거라고 생각을 못 했고, 저는 처음에 그 도전 정신이 저를 만들어 준 것 같아요.

제가 2013년도에 데뷔를 해서, 2013년도에 데뷔를 해서, 2015, 2016 대 월드 챔피언십에 우승했어요. (…) 저는 그래서 그때부터 “아, 나는 프로게이머를 할 운명이었나 보다. 하기 잘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계속해서 자신감을 가지며 “나는 그냥 내가 최고니까 다 잘할 수 있다.”는 그런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저는 다음으로 우승한 게 2016년도 다음이 2023년도였어요.

7, 8년에 시간 동안 저는 많은 실패를 겪었고, 물론 실패만 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나는 항상 성공할 수 없겠구나. 나는 계속 실패를 하더라도, 이제 계속 내가 실패를 하니까 그 속에서 무언가를 배운 거예요 아, 이렇게 실패를 한다는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구나.

저는 승부욕이 강해서, 처음에 경기에서 패배를 했을 때는 되게 화를 많이 냈어요. (…) 소파를 때리면서 경기를 지고 나서 “아, 열받는다” 좀 그 정도로 승부욕이 있었는데, 계속해서 패배를 하다 보니까 그런. 승부욕이 저를 항상 승리로 이끌어주지는 않는다는 것을 좀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저는 저의 마음에 대해서 많이 공부를 하고, 어떻게 하면 이런 승부욕을 좀 못한 면을 깎아내면서 계속해서 나를 발전시킬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제가 프로 게임을 하면서 가장 크게 배운 것 중 하나가, 저는 실패에 관한 거인 것 같아요. 저는 그냥 항상 이겨야만 했고, 남들과 비교해서 항상 1등이 되어야 되는 프로의 세계잖아요. 그래서 당연히 이기는 게 좋은 거고, 지는 것은 나쁜 거다, 실패는 나쁜 거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저는 프로게이머를 하면서 특히 최근 한 2, 3년 전부터 많이 배운 것 같아요.

실패라는 게 그냥 실패라는 어감 자체가 되게 부정적이에요. 그런데 막상 생각해 보면, 저는 실패로부터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고, 이렇게 더 잘하게 된 것 같아요. 오히려 저는 지금이 전성기라고 느끼고, 23년, 24년도 제가 올해 3주 전에 우승을 하고 왔는데, 그 발판이 저는 실패가 실패라고 생각했으면 못했을 것 같아요.

지금은 그런 실패 하나하나가 모여서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오히려 실패가 작은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잖아요. 저는 근데 그것보다도 실패는 오히려 성공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만약에 경기를 지더라도, “아, 이거는 작은 성공이구나” 생각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그게 저에게 있어서 가장 큰 배움이었다고 생각하고, 그게 오히려 저에게 더 큰 동기가 된 것 같아요.

“아, 이제 이겨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게임을 좀 즐기고, 이 순간에서 내가 실패하든 성공을 하든 (…) “어, 이거는 작은 성공이겠지” 그런 도전 정신을 많이 배운 것 같아요.

청년분들도 많이 그런 정신을 가지셨으면 좋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저는 제가 가진 열정이 저를 이 자리까지 올 수 있게 해줬던 것 같고요, 그 열정은 자기가 진정으로 즐기고, 두려워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프로게이머 수명도 굉장히 짧거든요. 제가 12년 했는데, 제가 좀 이상한… 사람이고, 원래 6년, 7년밖에 못 해요, 평균적으로. 근데 그런 두려움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또 하나 제가 배웠던 것 중에 하나는, 저는 배움과 성장이 저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가치 중에 하나인데, 프로 게임을 하면서 승리를 계속 갈구하다 보면, 어쩔 때는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잖아요. 근데 항상 승리를 하고 싶어 하면, 저의 목표는 저 자신에 의해서 달성되는 게 아니라, 그 승리와 더불어 할 수 있는 그 가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저는 그게 그냥 내가 생각했을 때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됐으면 그건 성공이고, 준비를 열심히 했으면 그건 성공이다, 저는 항상 생각해요. 그래서 그런 내적 동기가 저에게 있어서는 많이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그런 배움과 성장에 있어서 저는 가장 핵심적인 것 중에 하나가 겸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겸손이라는 게 자기 자신을 낮추는 그런 의미의 겸손이 아니라, 저는 어떤 의미냐면, 스스로 내가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남들을 봤을 때 나는 분명히, 뭐 제가 게임도 잘하고, 지금까지 오랫동안 선수로서 성공한 건 사실이지만, 제가 부족한 것이 분명히 있고, 그런 남들을 보면서 배우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는 거 자체가, 저는 겸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본인이 가진 것들이 항상 옳지는 않고, 항상 정답은 아니라는 그런 마음을 좀 가지는 것이 중요할 것 같은데, 최근에는 그런 갈등이나 혐오 같은 것들을 봤을 때, 저는 그런 것들을 느꼈어요. 뭔가 본인들이 가진 것들이 항상 옳지 않고, 그냥 본인이 가진 것들이 항상 옳고, 좀 잘 이해하지 못하는 그런 것들이 좀 안타깝다고 생각해서, 이런 겸손이라는 키워드도 저는 지금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전 되게 인생이 짧다고 생각해서, 그 짧은 인생 동안 본인이 좋아하시는 것을 하시고, 열정을 가지고, 어, 좀 실패를 두려워하시지 않고, 남들을 존중하고, 그런 메시지를 좀 전하고 싶었고요.


12년간의 놀라운 성취의 이면에는 승리와 실패의 무수한 반복 속에서 더 나은 가치 (배움과 성장)을 기초로 마음을 다잡아온 노력이 있었다. 좋은 경험이겠지 싶어 시작한 일에서 놀라운 성취를 만들어낸 원동력은 끊임없이 타오르는 승부욕이 아니라 승부욕이 연료로 사용하는 나 자신이 모조리 소진되지 않도록 갈고 다듬어 온 노력이 아닐까.

장기간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룩하는 것은 일정 수준의 discipline 없이는 달성할 수 없다.

DALL·E 2024-11-27 09.04.01 - A symbolic illustration of personal growth and perseverance over 12 years, showing a figure standing on a mountain summit with layers of mountains in .web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