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의 마지막 습관> - 위학일익 - 1

Philosophy
Published

January 9, 2022

배움이란 매일 채워도 끝이 없다.

공부의 마지막은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많은 것들을 폭넓게 배우되 설익은 지식으로 남을 가르치려 하지 말라. 지식과 덕은 마음에 쌓아 갈무리하는 것이지, 밖으로 드러내보이는 것이 아니다. - <예기> <내칙>

폭넓게 공부하고 뜻을 충실히 하라. 절실히 묻고 가까운 것에서 미루어 생각하라 - <논어>

근본을 두텁게 배양하고 얄팍한 문채는 마음속 깊이 감춰두고 드러내지 말기를 간절히 바란다. 내가 저술에 마음을 두는 것은 당장의 근심을 잊고자 함이 아니다. 한 집안의 부형으로서귀양하는 처지가 되었으니 저술이라도 남겨 허물을 벗고자 하는데 어찌 그 뜻이 깊지 않다고 하겠느냐? - 다산

학문은 남에게 과시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내면의 깊이를 더하는 것이다.

다산이 자식들에게 권했던 경전과 역사서는 사람됨을 완성해가는 근본에 충실한 공부다. 사람으로서 올바른 삶을 살고 자기 삶의 의미와 가치를 깊이 쌓아가는 공부인 것이다. 그다음 공부를 통해 다른 사람과 세상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다산의 가르침은 바로 어떤 상황에서도 공부를 쉬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제 너희들은 폐족이다. 그러므로 더욱 잘 처신해 본래보다 훌륭하게 된다면 이것이야말로 기특하고 좋은 일이 아니겠느냐? 폐족으로서 잘 처신하는 방법은 오직 독서밖에 없다. 독서는 사람에게 가장 깨긋하고 중요한 일일뿐더러, 호사스러운 집안 자제는 그 맛을 알 수 없고, 시골의 자제들은 그 오묘한 이치를 알 수 없다. 반드시 어려서부터 듣고 본 바가 있고, 너희들처럼 중간에 재난을 겪어본 젊은이들이 진정한 독서를 할 수 있다. 그들이 책을 읽을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뜻도 모르면서 그냥 글자만 읽어 내려가는 것은 진정한 독서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공은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드러나는 것이다

옛날 학자는 자신을 위해 공부했고, 요즘 학자는 남에게 보이기 위한 공부를 한다. - 공자

고난 속에서 묵묵히 실력을 쌓아온 사람은 언젠가는 그 진가를 발휘할 기회가 찾아온다. 고난을 통해 얻은 지혜와 통찰을 바탕으로 진정한 공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력을 쌓고 다듬어가는 데 매진하는 사람은 다른 하찮은 일에 신경 쓸 이유가 없다. 하지만 어느 순간이 되면 그동안 쌓아온 내공과 실력이 자연스럽게 겉으로 배어 나오게 된다. 가득 찬 독이 넘치듯이, 물이 잔뜩 밴 옷감에서 물이 흘러나오듯이, 드러내지 않고 자랑하지 않아도 실력이 드러나고 사람들이 알게된다.

얕은 지식과 실력을 함부로 드러내는 사람은 내공이 깊이 쌓일 틈이 없다. 조금만 지식이 모여도 그것을 과시하기 위해 마구 퍼내기에 바빠서 고일 틈도 없다.

군자의 학문은 귀로 들어와 마음에 붙어서 온몸으로 퍼져 행동으로 나타난다. 소인의 학문은 귀로 들어와 입으로 나온다. 입과 귀 사이는 겨우 네 치에 불과하니, 어찌 일곱 자나 되는 몸을 아름답게 할 수 있겠는가? - 순자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가르침을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는 것이 진정한 공부다. 그리고 공부의 마지막은 일과 삶에서 실천하는 것이다. 따라서 삶이 계속되는 한 공부는 끝이 없다.

인간은 허공에 흩어지는 말이 아니라 땅에 남기는 발자국으로 스스로를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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