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3 - 채근담

Published

November 26, 2024

가정 안에 진정한 부처가 있고 일상생활 속에 진정한 도리가 있다. 사람이 성실한 마음과 온화한 기색, 즐거운 얼굴빛과 부드러운 말씨로부모형제를 한 몸처럼 융화시키고, 뜻과 기개를 통하게 한다면, 호흡을 고르거나 마음을 관조하는 것보다 훨씬 나을 것이다.

다른 사람의 잘못을 비판할 때는 지나치게 엄격하게 하지 말고, 그가 그 책망을 감수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선행을 가르칠때는 너무 어려운 것을 기대하지 말고 그가 따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굼벵이는 몹시 더러우나 매미로 변하여 가을 바람결에 맑은 이슬을 마시고 썩은 풀은 빛이 없으나 반딧불로 변화하여 여름밤 밝은 빛을 발한다. 그러므로 깨끗함은 항상 더러움에서 나오고, 밝음은 늘 어두움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뽐내고 거만한 것은 객기일 뿐이니 객기를 누른 뒤에야 지극히 크고 굳센 기가 퍼진다. 욕망과 의식은 모두 망령된 마음이니 망령된 마음을 없앤 뒤에야 참된 마음이 나타난다.

배불리 먹고 난 뒤에 음식의 맛을 생각하면 맛있고 없다는 분별이 모두 사라지게 되고, 성욕이 충족된 뒤에 음욕을 생각하면 이성에 대한 생각이 싹 가셔 버리게 된다. 그러므로 사람이 항상 일이 끝난 후에 뉘우칠 것을 생각하여 일에 착수할 때의 어리석음과 혼미함을 물리친다면 본성이 안정되어 행동이 바르지 않음이 없을 것이다.

사회생활을 함에 있어서 무리하게 공로를 구하지 말라. 실수 없는 것이 바로 공이니까. 남을 도울 때 상대방이 은덕에 감격하기를 바라지 말라. 원망 듣지 않는 것이 은덕인 셈이니까.

근심하고 부지런히 힘씀은 훌륭한 덕행이나, 과도하게 있는 힘을 다하면 마음을 즐겁고 상쾌하게 할 수 없다. 담박한 삶은 고매한 풍격이나, 지나치게 인정이 메마르면 남을 돕고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없다.

일이 막히고 형편이 좋지 않은 사람은 마땅히 본래 지녔던 마음을 돌이켜 보아야 하고, 공을 이루고 사업을 성취한 사람은 종국에 닥칠 어려움을 살펴야 한다.